소비 쿠폰 풀려도 국내여행과는 거리 먼 이야기

소비쿠폰은 약 13조9,000억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 위축된 내수 소비를 살리고 자영업자를 돕겠다는 취지가 반영됐다 / 행정안전부 

정부가 전 국민에게 지급하는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기대감이 쏠렸다. 이번 소비쿠폰은 약 13조9,000억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 위축된 내수 소비를 살리고 자영업자를 돕겠다는 취지가 반영됐다. 하지만 소비쿠폰 사용처가 거주지 내 소상공인 매장으로 한정돼 있어 거주지 밖을 벗어난 여행 소비에는 제약이 크고, 온라인 플랫폼에서도 사용할 수 없어 숙박업, 테마파크 등 현장에서는 실질적인 효과를 체감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소비쿠폰은 소득 수준과 거주지역에 따라 차등 지급된다. 일반 국민에게는 1인당 15만원이 기본 지급되며, 소득 및 지역에 따라 최대 55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지급 수단은 지역사랑상품권(카드‧모바일‧지류형), 신용‧체크카드, 선불카드 중 선택할 수 있고, 업종에 상관없이 연 매출 30억원 이하의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사용 지역은 신청자의 주소지로 제한된다. 즉, 서울특별시 거주자는 서울시에서만, 수원시 거주자는 수원시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는 것. 따라서 거주지 내에서 즐기는 근거리 여행이나 당일치기 나들이, 지역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시설 이용 등에는 일부 활용할 가능성이 있지만 주거지를 벗어나 타 지역으로 떠나는 여행지의 숙소나 음식점, 렌터카 업체에서 소비쿠폰을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하거나 매우 제한적이다.

정부가 전 국민에게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하지만 국내여행 시장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픽사베이 
정부가 전 국민에게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하지만 국내여행 시장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픽사베이 

특히 숙박업계에 따르면 전국 대부분의 펜션들이 연매출 30억원 이하로 소비쿠폰 사용이 가능한 업소에 해당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예약이 OTA 플랫폼을 통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가 직접 숙소를 예약하고 현장에서 결제하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펜션 관계자는 “입실 당일 현장에서 결제한다면 소비 쿠폰을 사용할 수는 있겠지만, 숙소 입장에서도 ‘노쇼’라는 리스크를 감수하며 예약을 잡아둘 수는 없다”며 “현장 결제가 필요한 F&B나 인원 추가 요금 등에는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비슷한 예로 원데이 클래스나 입장권 등 체험 상품을 공급하는 업체들 역시 대부분 연매출 30억원 이하에 속하는 소상공인이지만 소비 쿠폰을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여름휴가 등 국내여행을 독려하기에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많다.

한편 소비 쿠폰은 7월21일부터 순차적으로 신청‧지급되며 사용 기한은 11월30일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