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억 달러에서 500억 달러로: RWA, 전통 금융과 디파이를 연결하다

[블록미디어 박솔] 실물 자산이 블록체인으로 이동하면서, 부동산, 주식, 채권, 예술품 등 현실 자산을 디지털 토큰으로 전환해 온체인에서 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실물자산(RWA, Real World Assets)이 디지털 금융의 차세대 핵심 인프라로 주목받고 있다.
디파이는 빠른 기술적 확장성을 바탕으로 암호화폐 중심 생태계를 구축해왔으나, RWA와의 연결성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하지만 아직까지 많은 거래는 온체인이 아닌 오프체인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RWA는 해당 간극을 메우기 위한 시도로, 오프체인의 자산을 스마트 계약 기반의 토큰으로 전환하여 블록체인 상에서의 실시간 거래와 자산관리를 가능하게 한다.
RWA 전문 데이터 플랫폼 RWA.xyz에 따르면, 2024년 기준 RWA 시장의 시가총액은 150억 달러(약 22조625만 원)를 돌파했다. 추가로 가상자산 운용사 비트와이즈(Bitwise)는 최근 발표한 ‘2025년 가상자산 시장 예측 10선’ 보고서에서, 내년 RWA 시장 규모가 500억 달러(약 73조5419억 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RWA의 핵심 특징: 디지털 전환, 유동성, 리스크 완화까지
RWA의 본질은 실물 자산을 블록체인 상에서 운용 가능한 디지털 자산으로 전환하는 데 있다. 이는 단순한 정보의 디지털화를 넘어, 실제 자산의 가치를 온체인으로 옮기는 구조로, ▲거래 투명성 ▲디파이 접근성 향상 ▲리스크 완화 등의 변화를 가능하게 한다.
이러한 구조는 실물 자산 보유자와 투자자 모두에게 다양한 이점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금융 기관이 보유한 미국 국채를 블록체인 기반으로 토큰화해 RWA 형태로 발행하면, 이를 디파이 플랫폼에서 유통시켜 전 세계 투자자들로부터 직접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이렇게 토큰화된 국채는 소액 단위로 분할 거래가 가능하고, 실시간 정산 및 자동 이자 분배 기능을 통해 전통적인 자산 운용 방식보다 빠르고 효율적인 자금 활용이 가능해진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고가의 대형 자산에 소액으로 분할 투자할 수 있어 진입 장벽이 낮아진다. 특히 실물 자산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가치가 일정 수준 보장된다는 점에서 안정성 측면에서도 매력적이다. 나아가 블록체인의 특성상 모든 거래 기록은 투명하게 공개되고 자동으로 추적 및 관리된다. 이를 통해 자산 거래의 신뢰성과 효율성이 크게 향상되며, 자산 소유권이나 수익 흐름을 보다 투명하게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RWA 구조는 디파이(DeFi) 생태계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디파이 프로토콜은 RWA를 통해 안정적인 자산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이는 암호화폐 중심의 높은 변동성을 완충해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RWA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담보 자산에서 발생한 이자 수익을 사용자와 프로토콜이 공유하는 방식으로 설계된다. 단순히 가치를 고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수익형 스테이블코인’으로, 이자 수익이 사용자에게 돌아가지 않는 기존 무이자 스테이블코인인 유에스디씨(USDC) 혹은 유에스디티(USDT)와는 구조적으로 구분된다.
RWA의 필요성: 개인에게는 새로운 기회, 기관에게는 실용적 대안
개인 투자자에게는 기존에 진입 장벽이 높았던 국채, 부동산 등 실물 자산을 소액으로 온체인에서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반면, 기관 투자자에게는 유동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RWA가 매력적인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예를 들어, 프랭클린 템플턴(Franklin Templeton)은 머니마켓펀드(MMF)를 온체인화해 이를 디지털 자산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전통 금융 시스템에서는 담보 관리, 이자 분배, 수익 회수 등의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지만, RWA는 이를 스마트 계약을 통해 자동화하고 투명하게 처리함으로써 기관에게 높은 효율성과 실용성을 제공한다.
이와 같이 RWA는 개인과 기관 모두에게 실물 자산에 대한 접근성과 운용 효율성을 높이는 새로운 투자 인프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RWA의 대표 사례: 오픈에덴, 온도파이낸스, 그리고 컨버지
오픈에덴(OpenEden)은 온체인 국채 투자를 가능하게 하는 RWA 플랫폼이다. △무디스(Moody’s) 신용등급을 받은 미국 국채 기반 토큰화 펀드인 $TBILL과 △24시간 실시간 이자가 발생하는 USDO를 중심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규제된 환경 내에서 RWA 기반 수익을 제공하는 점이 특징이다. 이와 같은 강점을 바탕으로 디파이의 접근성과 효율성, 전통 금융의 신뢰성과 안정성을 결합한 온체인 국채 상품 및 수익형 스테이블코인 모델을 구축하며, 빠르게 시장 내 입지를 확장하고 있다.
온도파이낸스(ONDO)는 미국 국채와 머니마켓펀드(MMF) 등 규제된 고품질 금융자산을 온체인에서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RWA 프로토콜이다. 대표적으로 △미국 국채 펀드 토큰 $OUSG, △머니마켓펀드 기반 토큰 $OMMF, △미국채 담보 수익률을 기반으로 하는 수익형 토큰 $USDY 등 다양한 전통 자산을 토큰화해 디파이 생태계와 연동한다. 이를 통해 투자자는 온체인에서도 전통 금융 상품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단순한 국채를 넘어 구조화된 금융상품까지 다양한 수익형 디지털 자산 옵션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에테나(ENA)는 시큐리타이즈와 협력해 컨버지(Converge)라는 RWA 온보딩 및 토큰화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양사는 약 100억 달러 규모의 예치 자산(TVL) 및 운용 자산(AUM)을 바탕으로, 컨버지를 기관 투자자도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의 디파이 인프라로 구축할 예정이다. 컨버지는 다양한 금융 애플리케이션을 수용하는 멀티유저 환경을 지원하며, 이를 통해 온체인 금융의 실사용 사례를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추가로 에테나는 자체 스테이블코인 USDe와 담보형 스테이블코인 USDtb를 연계해, RWA를 기반으로 한 결제 시스템과 온체인 금융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는 단순한 토큰화에 그치지 않고, 실제 금융 흐름을 온체인으로 옮겨오는 구조로 평가된다.
미래 금융의 키워드, ‘연결’… 그 중심에 선 RWA
RWA는 기술과 현실을 연결하는 구조적 인프라로, 탈중앙화된 블록체인 기술이 전통 금융 자산과 결합할 수 있도록 돕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이는 단순한 토큰화 기술을 넘어,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자산 운용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궁극적으로 중요한 것은 실물 자산과 디지털 자산을 얼마나 안전하고 정교하게 연결하느냐에 있다.
특히 소유권 관리, 실물 자산의 안전한 보관, 디파이와의 원활한 통합과 같은 주요 이슈들이 해결된다면, RWA는 단순한 기술적 시도를 넘어 기존 금융 시스템을 재구성할 수 있는 핵심 열쇠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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